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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

영화 비상선언 후기 (feat. 한산 평점조작단)

by 헤리티 2022. 9. 11.

화려한 캐스팅과 최악의 평판으로 이목을 받았던 영화 비상선언 후기를 남깁니다. 제 경우 평점이나 후기들이 너무 나빠서 쿠팡플레이에 올라온 뒤에 봤는데요. 작품을 다 보고 포털의 평점과 한 줄 평을 보니 한 눈에 봐도 한산 평점조작단이 활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찾아보니 비상선언은 쇼박스, 한산은 롯데네요. 그렇게 찍은 700만이었네. 지인과 이야기를 할 때는 시국만 좋았으면 천 만은 넘었을거라고 말했었는데 500만 넘은게 신기한 작품이 한산이었음을 이제 알았습니다.

 

* 일반 관객이 평점을 남기면서 차라리 한산을 볼 걸 그랬어요. 라고 적나? 한산이 훨씬 재미있네요 라고 적나? 온라인 마케팅 15년차. 조작 활동이 아니면 저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돈 내고 보고 일부러 홍보를 해준다고? 웃기고 있네.

 

* 감히 말하는데 마지막 부분을 빼면 이 작품이 훨씬 낫습니다. 마지막 극후반, 엔딩 부분이 개차반이라 욕을 사서 먹을 뿐이지요. 잘 보다가 사기당한 느낌? 그러니 관람객 평점이 낮을 수 밖에 없죠.

 

* 반일, 반미 없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결정이 반일, 반미를 다뤘다고 이야기하는건 억지죠. 전 상황이 시작할때부터 격추가 제일 깔끔하다고 생각했고, 정치적, 인륜적 평가가 걸려 있어서 생기는 갈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극을 감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엉뚱한 전개와 어이없는 결말로 끝이 났지만요.

 

▲ 제 영화 비상선언 후기의 키워드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입니다. 워낙 어려운 주제였고, 전개에서 꼭 쥐어야 될 패를 버리고 진행해서 마무리가 쉽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마지막 부분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형편 없었습니다. 그 부분을 빼면 평타, 그 부분을 넣으면 좋은 소리는 듣기 힘들겠죠. 하지만 만약 감독과 작가가 좀 더 고심하고,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면 명작이 될 수도 있었던 아까운 작품입니다.

 

▲ 관객들이나 일반 시민의 평가를 보면 임시완이 소름끼치도록 무서웠고 연기도 잘 했다고 하는데요. 제가 막상 작품을 보니 꽤 잘 그렸고, 적절한 타이밍에 잘 빠져준 캐릭터로 보입니다. 엄청 잘했고, 엄청 소름끼친 악역보다는 작품에 잘 어울리는 정도로 보였네요. 사실, 영화 비상선언 후기에서 가장 군더더기 없이 활약한 캐릭터가 임시완의 악역이 아닌가 싶었네요.

 

▲ 극 중 비행기 안에서 많은 활약을 하는 이병헌입니다. 전직 비행기 기장, 현직 백수(취업준비생)로 아토피를 앓는 딸과 함께 하와이로 가는 설정이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의 결말을 만들어내는 장본인이 되며 그가 백수가 된 이유와 결말이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재난을 다룬 작품의 마지막까지 스토리를 잘 끌어가는 인물입니다.

 

▲ 이 작품을 끌고 가는데 큰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 송강호 입니다. 현직 형사로 임시완의 정체를 밝히고,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결말을 만들기 위해서 징검다리를 놓는 역할을 합니다. 이병헌이 비행기 내부에서 스토리를 받쳐주는 주춧돌이라면, 송강호는 비행기 밖에서 이야기가 결말에 도착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영화 비상선언에서 비행기의 부기장을 맡은 김남길입니다. 극 내에서 많은 움직임을 보이지만 그의 역할은 이병헌이 움직일 수 있도록 여지를 주고, 명분을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마지막까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캐릭터로 기억이 되네요.

 

▲ 비행기의 사무장으로 등장하는 김소진님은 후반으로 갈수록 난잡한 상환 전개와 화면 전환의 틈에서 호홉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던 것을 보입니다. 가쁜 호홉에 한번씩 큰 숨을 쉴 수 있도록 화면을 잡아줬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이야기 전개 자체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서 승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는데 그 와중에도 기억에 남았던 캐릭터였습니다. (사실 김소진님이 대표격이고 등장하는 승무원 모두에게 해당하는 평이 아닐까 싶네요. 연기도 다들 잘 하셨고, 고생도 많이 하셨고요.)

 

영화 비상선언 후기 : 단점

 

전도연님의 사진을 여기에 쓰는 것은 씁쓸하네요. 하지만 영화 비상선언 후기를 쓰면서 단점으로 기록되는 부분에 어느정도는 지분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1) 복잡한 구조

 

비행기와 연결된 의사결정 구조가 너무 복잡했습니다. 관제탑, 상황실, 고위 관료 회의실 그 외에 일본 정부, 미국 정부까지 조금씩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상황을 집중해서 갈등을 절정까지 끌고가고 그 뒤에 문제를 해결하면서 눈물을 짜던, 환호를 짜던 해야되는데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지루한 상황들이 연결됐습니다. 또한 이런 문제 때문에 전도연의 캐릭터가 중반 이후에 단역 정도로 추락해서 굳이 전도연이 저 역할을 맡았어야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만약 비행기와 연결된 의사결정 구조를 관제탑으로 한정하고 외부의 상황을 관제탑 내에서 다 소화했다면 비행기 내부의 사건과 외부의 사건에 더 집중해서 관객의 피로도를 확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2) 엠바고의 부재

 

영화 비상선언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바로 착륙 찬성, 착륙 반대 여론이 등장해서 비행기 내부의 분위기와 연결되었다는 점입니다. 극의 밀도를 높이려면 엠바고를 통한 외부 변수를 극도로 제한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부분을 풀어버린것이 화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장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짐작은 가는데요. 그 부분을 이렇게 풀어버리면 사실상 결말로 예쁘게 끌고 가는 일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결국, 이것 저것 다 보여주다가 얽힌 실타래를 풀지 못해서 싹둑 잘라버리게 되죠.

 

결과적으로 억지로 잘 끌고 가다가 에라 모르겠다 라며 감정선을 싹둑 잘라버리고 끝을 맺었죠. 그 결과 관객들은 130분을 잘 보다가 마지막 10분에서 열이 받아서 평점 1점을 주고 화를 내게 되었습니다.

 

* 감독이나 작가가 어려운 문제를 들고 난해하게 풀려다가 망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반 관객이 보는 상업영화인데 어려운 문제를 들고 쉽게 풀어서 보여줄 생각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3) 군더더기가 많다.

 

사람은 어려운 문제를 풀다보면 논리적으로 문제와 답을 연결시키기 위해서 많은 말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상황과 단어들이 튀어나와 예, 아니오로 답하는 것보다 못한 답안지를 내게 되는데요. 영화 비상선언 후기의 단점은 바로 그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140분의 런닝타임 중 30분은 필요가 없는 장면이나 상황이었습니다. 간략히 넘기고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역할로만 쓰는게 좋은 부분도 꽤 보였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정돈해서 비행기와 관제탑에 할애했다면 관객은 좀 더 편하고 재미있게 극을 관람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분명 이 작품에서 다룬 상황과 주제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감독의 시선에서 너무 큰 그림을 그리다보니 결국 재미도, 메시지도, 감동도 주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어찌보면 매너리즘에 빠진 감독이 선민의식을 갖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설파하듯이 극을 만들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는데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메시지 전달이 의미가 없어서 망작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습니다.

 

4) 신파의 클리셰를 무서워하지 마라.

 

사실 영화 비상선언 후기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신파, 억즙인데요. 이 작품에서 어느 정도의 신파는 필요한 요소였습니다. 물론 그 부분이 너무 노골적이라서 거부감이 들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뻔한 결말이 더 나았다고 봅니다.

 

착륙에 무사히 성공하고 가족들은 환호하고 의료진이 달려가서 승객들을 치료하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요? 뻔한 결말이라는 지적은 받았을지언정 평점 테러가 이해받지는 못했을 겁니다. 사실 저도 마지막 부분에서는 화를 내고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으니까요.

 

작품의 장르, 장르의 특성상 신파를 빼려면 좀 더 밀도있는 구성이 필요한데 아직 한국은 그럴 능력이 안 됩니다. 그래서 신파가 들어가는거죠. 밀도를 높여서 극을 짤 자신이 없었다면 클리셰라며,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신파를 꼽는 것에 겁내지말고 그냥 만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 이 작품에서 신파를 빼면 모래성이다.

 

영화 비상선언 후기 결론

 

사실 전 실제로 작품을 보고나서는 볼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10분 정도는 좀 보기 어렵겠지만 그 전까지는 그냥저냥 볼만합니다.

 

신파를 줄이고 극의 밀도를 높여서 만들었다면 충분히 8~9점도 받을 수 있는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는데요. 이미 작품은 나왔고, 평가도 받았기에 소재의 특별함은 의미가 없네요.

 

특정 조직이 목적을 갖고 평점 테러를 한 부분이 괘씸하지만 그들도 크게 흥행은 못 했으니 그러려니 해야겠네요. 다만, 그들이 영화 비상선언 개봉 시점에서 미리 작업을 끝낸 상태라서 이 영화 후기로 방문자를 끌기에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카카오 검색결과는 완전히 다 장악했네. 작업친 카페들 보니 사전 준비도 해놨구만.)

 

덕분에 하고싶은 말을 거의 다 했네요.

 

볼 기회가 있다면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나쁘지 않아요.

 

* 마지막 부분은 빼고!

 

사족

 

만약 내가 한산과 비상선언을 모두 개봉일 조조로 보고 관람객 후기를 적었다면 아마 한산은 작살이 났을 겁니다. 어디 평점 조작까지 해가면서 손익 분기점 넘기려고 발악을 하나? 아무리 이 나라에 힘 쎈 기업이 불법을 저지르면 합법이 된다지만 적당히 하자. 쇼박스는 맨날 쳐 맞기만 하노?

 

몇 년 전에 한참 개봉 당일 조조로 영화를 볼 때도, 롯데와 cj에서 경쟁작 평점 테러해서 역겨웠는데 이번에도 그 짓거리를 보니 씁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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