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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

스타크래프트 캄성여대 파이팅 (feat. 7티어 레전드 명경기)

by 헤리티 2022. 8. 24.

얼마전에 아프리카tv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학대전이 있었습니다. 제가 평소에 즐겨서 보던 캄성여대와 철와대가 8강전에서 붙었을때 실시간으로 방송을 봤는데요. 그 대전에서 7티어 레전드 명경기를 봤습니다. 너무 기억에 남아서 한번 블로그에 적어야 했는데 이제야 적네요.

* 나중에 알았는데 앵지가 자퇴를 했더군요. 캄성은 다른 대학과 다르다고 생각해서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아쉽고 씁쓸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적네요.

솔직히 저는 이미 20년 전에 손 스타를 접었고 지금은 눈 스타만 취미 삼아서 보면서 즐기고 있는데요. 약 3년 전부터 여캠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보면서 다시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남자 프로 선수들은 너무 잘해서 금방 질리더군요.)

그러다가 보혜가 서지수에게 승리를 쌓기 시작할때 한참 재미를 느꼈고, 서문지훈 감독이 카덴지, 정소윤이 없는 저그를 레종최에서 우승시킬때 환호하며 봤습니다. 그러다 프로토스 유저인 안아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재미를 느꼈지요. 결국 정체기에 들어서 최근에는 잘 안 봤는데요.

대학이 생기면서 시끄럽지 않고 즐거운 분위기의 방송을 보다가 캄성여대에 정착을 했는데 이번 달 초에 7티어 저저전 명경기를 보고 다시 재미가 솟아오르고 있네요.

※ 7티어 명경기 편집본으로 해당 경기를 보면서 다른 대학 전프로들, bj들 반응을 담은 영상을 봤는데 cp에 박재혁 총장이 칭찬을 오지게 하더군요. 전 그 사람이 칭찬하는거 처음 봤습니다.

어쨌든 당시에 캄성여대와 철와대 경기 리뷰를 간단히 남겨볼게요.

* 지적질이 아니라 애정입니다.

▲ 이미 끝난 대회지만 8강전 두 대학의 라인업입니다. 처음에는 혜로로가 서지수 잡는거 보고 캄성여대를 알았는데 지금은 거의 방송을 김윤환 총장 방에서 봅니다.

이 대전에서 핵심은 김윤환, 김성대 두 캄성여대 총장의 미친 빌드업 이었습니다. 완벽한 대회 빌드 세팅으로 해설진과 전 프로들까지 깜짝 놀라게 만들었을 정도로 수려했죠. 하지만 결국 에이스 결정전까지 가서 패배를 했지만 근래 들어서 원초적으로 재미를 느꼈던 좋은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사실 이 날 경기에서 아쉬웠던건 혜로로와 앵지이고 멋졌던건 구루미와 박하악이었습니다. 그래서 몇 마디만 적어봅니다.

 

황핫바 vs 혜로로

일단 저는 혜로로가 손이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전략만 잘 짜면 수행 능력은 탁월한 BJ라고 생각하기에 황핫바와의 경기에서 쉽게 이길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황핫바 선수가 그 사이 욕을 엄청 먹었는지 많이 성장했더군요. 자잘한 실수는 있었지만 후반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정신없는 혜로로가 게임을 끝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항상 혜로로에게 아쉬웠던 부분은 끝낼 수 있을때 끝내지 못하는 것인데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봤습니다. 제 타이밍에 끝내지 못하고 시간을 상대에게 줬을때 상대가 황핫바처럼 집중해서 버티면 지는 상황을 많이 봤기에 아쉬웠습니다.

BJ가 스타크래프트 프로 생활을 한 적이 없기에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손이 되고, 센스도 되기에 아쉬운 느낌은 지울 수 없네요.

 

보혜 vs 정소윤

이 부분은 그냥 정소윤이 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따로 할 말은 없는데요. lasl 8강전에서 보혜가 마지막에 5드론에 정소윤에게 지면서 8강 탈락을 했죠. 그 뒤에 벌어진 대전이라 그런지 보혜의 표정이 엄청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실수가 없었어도 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정소윤 선수는 더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요. 이번에 lasl 4강전에서 서지수와 5판 3선승제로 대전을 치뤘는데 경험 차이가 꽤 크더군요. 그런 부분을 김윤환과 김성대가 잘 보완해주면 좋을것 같습니다.

* 마린 1부대 5시로 보내면서 뮤탈을 본진에서 빼낸 뒤에 본진 앞마당을 밀어버리는 서지수를 보면서 프로는 어쩔 수 없는 프로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러아, 란란

2명의 총장이 완벽한 빌드를 제공했음에도 빌드 수행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연달아 캄성여대가 패배한 케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 빌드가 좋았고, 열심히 연습했어도 1판만 이기면 4강 진출이라는 상황에 실수를 남발했다고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아쉽지만 그럴수 있다. 이런 느낌?

 

앵지

솔직히 에이스 결정전에서 제가 찐텐으로 욕을 한 선수인데요. 캄성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데 자퇴를 해서 되게 불편하네요. 그냥 스타가 어떤 게임인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을 뿐이고 간만에 느낀 재미가 확 깨져서 잠시 찐텐이 나왔을 뿐이거든요.

스타크래프트는 원래 멀티 싸움이죠? 전투는 200 vs 200이니 한정된 맵에서 얼마나 많은 자원을 먹느냐의 싸움이 스타크래프트입니다. 그 결과를 위해서 자리를 잡고, 라인을 긋고, 멀티를 체크하고 하는건데요. 이날 마지막 경기에서 앞마당 다리 앞에서 너무 의미없는 소모를 많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게임 중반까지는 그 위치가 유효했는데 1시, 3시를 최하니가 먹으면서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거든요. 3시만 깨면 되는데 앞마당만 고집해서 진 케이스입니다.

예전에 박재혁 총장이 안아와 남덕선의 1시간 넘는 경기를 해설하면서 쌍욕을 했던게 떠오르더군요. 6시에 미네랄도 없고, 생산건물도 없고 넥서스 1개랑 캐논 20개 박혀있는데 왜 저기를 계속 들이받냐? 막말로 자원 없는 멀티는 아무 의미가 없는데 왜 저기다 계속 꼴아박냐?

딱 그 느낌이었습니다.

 

구루미 vs 박하악 (7티어 명경기, 레전드)

일단 캄성여대 총장 2명의 빌드가 엄청나게 좋았습니다. 그 빌드를 구루미가 매우 잘 소화했고 느리지만 하나하나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가면서 박하악의 움직임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을 한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소모전을 할때 오버로드가 근처에 있었는데도 끌어오지 않아서 소모가 너무 심해서 위험했던 상황도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박하악은 버티면서 드랍, 커널을 통해서 멀티를 밖으로 빼고 역습을 준비하더군요. 7티어가 아니라 요즘 여캠 3티어도 그런 전개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3티어가 예전 5티어 정도라고 봅니다.)

그런데 구루미가 커널 공격을 막으려고 히드라를 패트롤 시켜놓고, 미니맵을 잘 보면서 커널 공격까지 완벽하게 대처를 했죠. 이때까지는 잘한다. 잘한다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역커널을 시전하여 박하악 본진에 히드라를 보내 게임을 끝내지요.

솔직히 말하면 박하악도 엄청 잘했고, 구루미도 미친듯이 잘 했습니다. 경기를 보는 내내 박하악은 잘못이 없다. 구루미는 미쳤다. 이게 7티어냐? 2티어 아니냐? 별 생각이 다 들 정도로 정말 재미있게 봤네요. 최근 6개월 내에 본 경기 중 최고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수행 능력이나 자신들이 판단하는걸 보면 코치가 붙어서 꾸준히 봐주고, 버거운 상대들과 꾸준히 경기를 하면서 경험을 쌓으면 레종최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7티어면 입력값 안에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데 드랍, 커널, 역커널로 이어지는 상황들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캄성여대가 4강 문턱에서 패배를 맛봤지만 전 상관없습니다. 이기는걸 보고 싶은게 아니라 경기하는걸 보고 싶은 거니까요. 재미있게 봤고, 환호도 했고, 화도 냈네요. 이제 진짜 캄성의 팬이 되어야 할 것 같네요.

 

사족

캄성여대는 저그 대학이고 다른 곳과는 좀 분위기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번에 앵지의 자퇴가 나왔습니다. 열성적인 팬이 아닌데도 자퇴 소식을 들으니 충격이네요. bj로서의 선택이라면 앞으로를 응원해야지요. 하지만 단순히 성적이 나빠서 나가는거라면 재입학 했으면 좋겠네요.

* 다른 대학들은 fa로 다 바뀌어도 그러려니 하는데 캄성은 참 적응이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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