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저가형 우드슬랩이 방송을 타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고가의 특수목 위주로 형성되어 사치품에 가까운 인식을 갖고 있던 떡판이 대중성을 가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공산품 (공장에서 찍어내는 천편일률적인 상품)으로 인식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드슬랩의 경우 그 존재 자체가 자연 그대로의 멋을 담고 있는 통원목을 가구로 제작한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수종의 목재, 같은 사이즈, 같은 공장에서 제작한 제품이라도 모두 다 다릅니다. 그래서 구매를 할 때는 발품을 팔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블랙월넛의 특수목으로 나오는 고가의 클라로월넛을 살펴보겠습니다.
▲ 클라로월넛의 경우 접붙인 블랙월넛의 특성상 풍토병에 약해서 병충해를 입은 흔적이 남게 되는데요. 그 흔적에 상품 가치를 부여하여 특수목은 빼는 목재입니다. 그래서 외형(라이브 엣지), 목재의 상태 (병충해의 흔적, 옹이, 갈라짐, 터짐 등)가 모두 다르지요.
▲ 시중에서 라이브 엣지를 포기하고 깔끔한 라인을 살린 제품들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사이즈, 외형, 수종이 똑같아도 목재의 상태가 다르고 그 안에 가치가 다 다르기 때문에 발품은 필수인데요. 소비자가 직접 나무를 건조하는 공장이나 건조가 끝나 마감을 앞둔 목재들을 보관하는 곳에 방문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드슬랩을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업자를 중간에 섭외하는게 좋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말하면 거래처를 통해서 물건을 수배한 뒤 사진을 찍어서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게 됩니다. 이런 식의 발품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떡판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블로그의 후기를 몇 개만 살펴봐도 고객과 판매자가 sns로 소통하면서 마감 전의 목재부터 직접 고르는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목재의 터진 부분이나 갈라진 부분을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 라이브 엣지를 얼마나 살릴지 등도 같이 고민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드슬랩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판재부터 직접 보고 구매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로 이 내용은 고가의 특수목인 클라로 월넛과 같은 판재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닙니다. 중저가형 수종으로 알려진 뉴송, 몽키포드 등에도 해당됩니다. 중저가형 수종도 외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마감을 어떻게 하느냐 등에 따라서 이미지 자체가 확 달라지므로 직접 판재를 고르는 과정에 참여하는걸 권합니다.
적어도 우드슬랩을 구매한다면 그 정도의 가치에 자신의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장에 방문해서 눈에 보이는 것 중 마음에 드는것을 고를거라면 월넛 집성목으로 제작된 예쁜 식탁을 사는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도 비슷하거나 저렴하거든요.
사족
취미삼아서 국내에서 나름 유명한 취급점을 돌다보면 수종에 대해 좀 더 고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매장에서 근무할때 공장을 몇 곳 다녔는데 매장에는 없지만 공장에는 있는 수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예뻐서 제가 구매자라면 그 판재를 고를것 같더군요. (당시 해당 수종은 체리였습니다.)
이 글이 특정 업체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너무 대중성이 강조되면서 우드슬랩 본연의 가치가 무시되는 상황이 자주 보여서 한번 남겨봤습니다. 남들과 좀 다른 값비싼 식탁을 찾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본인 발품이던, 판매자 발품이던 꼭 겪어보시고 자신만의 제품을 찾는 과정을 겪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