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가구를 구매하다보면 소재 설명으로 천연면피가죽을 안내받게 됩니다. 대부분이 소비자는 이 소재를 하나의 종류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가공의 정도와 방식에 따라서 등급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일명 면피라고 불리는 가죽의 겉면을 사용한 소재의 종류와 장단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시작하기 앞서서 알고 계셔야 할 부분이 있어서 안내를 드립니다.
가죽의 경우 보통 소의 것을 사용합니다. 이 중 15% 정도만 그대로 사용해도 제품의 값어치가 훼손되지 않는 최상급 원피로 분류됩니다. 나머지 85%는 소가 살면서 생긴 흠집이나 벌레물린 자국으로 인해 표면을 가공처리한 뒤에 가구의 소재로 사용됩니다. 시장에 나오는 수량이 적기 때문에 제 값을 다 받기 위해서 최상급 원피는 일반 소재와는 다른 방식으로 착색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면피 가죽의 종류
외피, 천연가죽이라고 다 동일한 품질은 아닙니다. 그 안에서도 가공 방식과 정도에 따라서 등급이 다르고 가격도 다릅니다. 그래서 좋은 소재를 사용한 가구의 경우 매우 고가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 소파를 예로들면 값비싼 가죽을 사용했는데 내장재를 저가로 넣을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외장재 소재가 좋으면 내장재의 품질도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소비자가 면피의 종류를 알아야 할 이유입니다.
시중에서 천연 가죽 혹은 면피라고 언급되는 가죽의 세부 등급입니다. 각 등급의 가공 방식과 장단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스플릿은 내피이니 제외합니다.
아닐린 (Aniline)
최상급 원피에 아닐린 염료로 착색한 가죽
장점
추가 가공이 없기 때문에 벌레물린 자국이나 흠집이 없거나 매우 적은 최상급 원피를 사용하게 됩니다. 무독성 수용성 염료인 아닐린을 사용해서 염색을 해서 자연스러운 멋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보호코팅이 없기 때문에 기름이나 수분을 잘 흡수하고 가구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온기도 그대로 전달받게 됩니다. 이를 통해서 소위 에이징이라는 과정이 발생하며 사용감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러운 멋이 더 깊어지게 됩니다.
단점
보호 코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오염물로 인한 외부 훼손 관리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세미 아닐린 (Semi-Aniline)
아닐린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서 제작되지만 표면에 아주 얆은 보호 코팅을 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소재입니다. 보호 코팅 유무의 차이만 있기 때문에 장점과 단점이 상쇄되는 소재라고 보셔도 됩니다. 최상급 원피의 자연스러움은 가져가되 가죽 본연의 성질은 일정 부분 포기하는거죠. 대신 관리하는데 편해서 상용성이 높습니다.
피그먼트 (Pigment)
원피의 표면을 갈아서 흠집이나 벌레물린 자국을 없앤 뒤 코팅제를 포함한 염료를 입혀서 제작한 가죽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상급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소재라고 보면 됩니다. 원피 자체의 품질이 좋기 때문에 표면을 살짝 가공하여 염료로 착색한 제품으로 따로 주름을 찍어서 인위적인 문양은 넣지 않습니다.
＊ 피그먼트에는 탑그레인, 콜렉티드그레인, 엠보시드 그레인이 있습니다. 탑과 콜렉티드는 표면을 가공하는 정도의 차이만 있습니다. 더 많이 표면을 갈아서 날리느냐, 최소한의 가공만 하느냐의 차이죠. 그에 반해서 엠보시드 그레인의 경우 표면을 많이 갈아낸 뒤에 도료를 덮고 엠보(주름)을 찍어서 소재로 쓰는 방식입니다. 피그먼트 중 가장 하급이라고 볼 수 있죠.
장점
피그먼트 등급의 장점은 가성비가 좋다는데 있습니다. 상급 원피를 사용해서 제작된 소재로 코팅이 들어가서 관리에도 편합니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소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점
면피라는 이름으로 품질이 다른 세 가지 등급의 가죽이 혼용되서 구분이 어렵습니다. 특히 엠보시드 그레인의 경우 내피인 스플릿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면피 가죽이라도 구분이 필요한데 국내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안내를 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소비자에게 불리합니다.
＊ 적어도 면피 제품을 비싼 값에 구매한다면 피그먼트나 콜렉티드 레더를 사용한 제품을 구매하는게 좋습니다.
사족
개인적으로 가죽의 종류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제 값을 주고 구매하면 그만이죠. 문제는 면피에도 등급이 다양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는데 있습니다.
아닐린과 세미 아닐린은 워낙 최상급이라 구분이되고 판매처도 충분히 안내를 합니다. 장점이고 자랑거리니까요. 하지만 피그먼트로 넘어올 경우 '면피'라는 이름으로 다 혼합되어 등급의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가격 책정이 올바른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죠. 그런데 엠보시드나 스플릿을 제 가격에 구매하는건 문제가 안되지만 피그먼트 제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하는건 문제가 된다는 뜻입니다.
사실상 일반 소비자가 육안으로 가죽의 등급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판매자에게 설명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등급을 물어보면 결과가 다르게 나올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최소한 어떻게 나누어져 있는지 알고 구매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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