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현대리바트에서 판매한 세라믹 식탁의 강화유리가 폭발하면서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바빠서 다루지 못했는데요. 오늘 잠시 시간이 있어서 그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더불어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가구 이야기를 남기니 다음부터는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사건의 개요
유명 가구 기업인 리바트에서 판매한 제품에서 수 차례 강화유리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번에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된 케이스입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잘 모아놨다가 필요할때 터트리는게 영화하고 똑같죠?
다른 기사 내용을 종합하면 세라믹 3mm와 함께 붙어있던 10mm의 강화유리가 터졌다고 하니 위에 제품과 비슷한 구조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세라믹 상판이 아니라 밑에 붙어있는 유리가 터진겁니다. 이미 일부 언론에서 강화유리가 불량이라서 터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죠.
문제는 회사의 대처입니다.
소비자는 환불이나 다른 제품으로의 교환을 요구했는데 회사에서 거절했다고 합니다. 품질보증기간도 지났고, 강화유리가 자연 폭발하는 이유가 다양해서 제품 불량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또 회사는 동일 제품 교환을 제의했으나 이 제안은 소비자가 거절해서 결국 대응이 안 된 케이스입니다.
* 기업이 맞나 의심스럽네요. 갈라지거나 깨졌다면 사용자의 부주의나 관리 소홀로 인해 파손된 부분이라서 교환, 환불이 불가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례는 상판 아래에 강화유리가 터진겁니다. 이건 원인이 어떤 것이라도 불량이라는거죠. 사과하고 대응하는게 어땠을까 싶네요.
이번 일의 진짜 핵심은 강화유리가 폭발한 것이 아닙니다. 제품이 그러하니 그런 일도 생길 수 있지요. 그런데 그런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싸구려를 비싸게 팔아 돈이나 벌던 유통사가 고객 대응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엉망으로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사실상 저 처리 과정을 보면 기업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죠.
* 유통으로 돈 버는 회사들을 가구 같은 산업에서 기업으로 포장하지 마라. 그냥 유통사일 뿐이다.
소비자가 알면 좋은 내용
1. 가구는 국내 기술자들이 만든 제품이 좋다.
앤틱 가구 중 최고급 라인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구는 국내에서 목수가 재료를 수입해서 제작한 제품이 좋습니다. 유명 브랜드는 모두 다 중국에서 제작해서 수입하여 단가를 낮춰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 제품을 파는 가게일 뿐입니다. 신발은 브랜드가 좋지만 가구는 브랜드가 제일 싸구려라고 보면 됩니다. 싸구려를 비싸게 파는곳이죠.
가끔 예로 드는게 4인용 통가죽 소파입니다. 브랜드 딱지 붙이면 475만원, 딱지 떼고 시골 가게에서 팔면 340만원, 공장에서 파는 가격이 270만원. 같은 공장, 같은 목수. (그나마 제품 품질이 좋아서 소개할만한 케이스)
* 돈 잘 버는 브랜드들은 10원짜리 사와서 50원에 파는겁니다. 뚝심 지키는 분들은 100원짜리 사와서 130원에 팔고 비싸다고 욕 먹습니다.
* 국내 제작 현장은 서울, 경기, 수도권 주민분들이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전에 가구점 다닐때 공장들 견학도 다녔는데 경기도 군포, 경기도 광주 이쪽만 주구장창 돌았네요. 이 공장들이 따로 직판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근처 살면 발품만 잘 팔아도 좋은 제품 줍줍 할 수 있죠. (물론 품질이 좋으니 가격이 가격비교 최저가 사이트에서 보는 그 정도는 아닙니다.)
2. 재료의 생산지로 유혹하는 마케팅 방식에 속지마라.
위에 상판 구조 사진이 강화유리가 터진 상품인지는 알 수 없으나 비슷한 구조의 제품이라 상세 페이지 내용을 가져왔습니다. 원산지 중국, 제조 현대리바트.
상판의 세라믹은 이탈리아에서 가져오고 나머지 부재료들은 중국에서 생산하면서 조달하게 됩니다. 그래서 강화유리가 불량이 나오는거죠.
사실 가구쪽에서 이런 경우는 흔합니다. 국내 제작 단가가 너무 비싸서 OEM 방식으로 중국의 제조 공장을 섭외해서 제품을 만드는 곳들이 많죠. 덕분에 소비자들은 수 백만원짜리 가구를 몇 십만원에 살 수 있게 되지요. 물론 품질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허세를 노린 상술이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상품을 통해서 돈벌이에 이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든 우드슬랩이 상판만 7~800만원 합니다. 프레임, 의자 포함하면 천 만원은 그냥 넘죠. 그런데 우드슬랩을 검색하면 몇 십만원짜리 많이 보이죠? 다 저런 과정을 거쳐서 나온 작품입니다. (참고로 슬랩도 대충 만들면 터질 수 있다는거...)
* 우리 집에 있는 4인용 식탁 국내 제작 제품으로 공장 가격 25만원, 소비자 가격 40만원 정도 하는 저렴이 제품이 있습니다. 구매할때 위에 얹는 유리는 가구점 거래처인 지역 유리가게에서 했습니다. 지금 7년 정도 지났고요. 짱짱합니다. 4만원짜리 유리판도 국내제작이 더 품질이 좋답니다. 참고하세요.
3. 진짜는 비쌉니다. 그것도 매우.
세라믹 식탁과 비슷한게 천연석이죠. 제가 이 천연석 공장을 딱 한번 가봤습니다. 정품 우드슬랩 공장하고 똑같더군요. 돌을 자연상태에서 잘라내서 그대로 수입해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놨던 기억이 납니다. 그걸 주문이 들어오면 원하는 사이즈대로 잘라서 팔더군요. 가격은 내 눈에 예뻤던 천연석의 경우 자르기 전 한 판에 몇 천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진짜는 비싸요. 엄청 비쌉니다.
부자들, 돈 많은 유명한 아이들이 정품에 진짜 상품을 사서 매스컴을 타면 중국 공장하고 연결해서 가짜 비품을 싼 값에 찍어내 시장에 푸는거죠. 살거면 좋은거 사세요.
4. 허세에 매몰되지 마라.
제 경우 방송에서 연예인 집이 나오거나 유명한 사람들 사는 모습이 나오면 거실장만 봅니다. 소파나 식탁은 예쁘고 좋은거 협찬받아서 잘 해놓거든요. 근데 의외로 거실장은 별로 신경을 안 써요. 대부분 몇 백짜리 소파 갖다놓고 그 반대편에 있는 거실장은 15~20만원짜리 갖다 놓더군요.
유명한 사람들이 써서 화제가 된 정품의 가격은 수 백에서 천 단위, 그걸 쫓는 사람들은 비슷한 디자인과 이미지에 가품을 싼 값에 장만합니다. 저렴한 보급형 가구들이 나쁜건 아니지만 가짜 만족감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사실 15 ~ 20만원대 MDF 소재의 디자인이 예쁜 거실장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저런 욕심에 고가의 제품을 이미테이션으로 준비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세라믹 식탁 좋은 제품은 없나?
제가 그래도 좀 괜찮은 제품이 없는지 찾아봤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다 하는것처럼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했고요. 찾는데 3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제품인지 보여드릴게요.
▲ 광고를 할 생각은 아니니 업체 정보는 다 빼고 구성, 컬러, 소재, 생산지만 남겼습니다. 식탁 상판은 세라믹(포세린) 12T, 하부 프레임은 애쉬 원목과 월넛 원목 중 고를 수 있습니다. 세라믹 상판과 프레임 사이에 놓는 통판은 천연무늬목으로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의자는 프레임은 애쉬 혹은 월넛 원목으로 만들었고 원단은 플로킹 원단을 사용했네요. 생산지는 판매자가 운영하는 국내 공장에서 자체 제작되는 상품입니다.
쉽게 말하면 원목 프레임과 12T 두께의 세라믹 상판 사이에 천연무늬목을 입힌 MDF 통판이 들어가는겁니다. MDF가 터질일은 없고, 세라믹 원판도 손상 가능성이 낮고, 프레임과 의자는 원목이네요.
* 천연무늬목도 원목을 얇게 켜서 만든거라 MDF를 씌우는 재료 중에서는 비싼 재료입니다.
▲ 가격은 세일해서 테이블만 170만원, 의자 6개 130만원 합이 6인용 세라믹식탁 풀세트 기준 300만원 이네요. 월넛보다 애쉬가 저렴하죠? 월넛으로 바꾸면 더 비쌉니다. (의자 3개를 벤치형으로 바꾸면 조금 싸져요.)
확인하셨듯이 세라믹 식탁도 잘 만들어서 파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가격이 높고,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색 순위에서 밀려서 소비자들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가구를 알아보실때는 현실에서 발품은 못 팔아도, 온라인에서 발품은 꼭 파시기 바랍니다.
사족
만약 이번에 세라믹 식탁 강화유리 폭발 사고 현장에 아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 아이의 부모라면 어떤 보상을 받으면 그 피해가 복구가 될까요? 무엇을 쥐어줘도 복구는 안 됩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지만 적당히 쫓기 바랍니다. 살거면 제대로 된 제품을 사던가요.
* 폭발 기사를 보니까 파편이 날아가서 주방에 있는 유리컵에도 들어갔다죠? 폭발이 상상 이상으로 강했고 비산방지필름도 붙이지 않은겁니다. 제가 말했죠? 브랜드가 싸구려라고.
참고로 저는 좋은걸 살때는 진짜를 사고, 싸구려를 살 때는 정말 싼 제품을 구매합니다. 소파와 식탁과 거실장은 원목에 오일마감, 상급 천연가죽, 북미산 애쉬목으로 만든 제품들이지요. 일하는 책상은 MDF에 시트지 붙이고 철제 프레임으로 받친 2~3만원짜리 입니다. 이게 나아요. 싸구려는 싸야 제 값을 하는거죠.
싸구려를 비싸게 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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