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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

벌써 천원짜리 변호사 최종회? (feat. 용두사미)

by 헤리티 2022. 11. 11.

얼마전에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 대해서 개인적인 기대감과 재미를 이 블로그에 남겼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청아가 나오는 천지훈의 과거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회를 앞 둔 지금의 느낌은 아쉬움을 넘어서는 불쾌감이 느껴지네요.

 

2022년에 방영한 드라마 중 유일하게 본방사수를 한 작품이고, 평균적인 퀄리티는 당연하고 좀 더 그럴듯한 전개를 기대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

 

▲ 검은태양의 두 주연배우인 김지은과 남궁민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두 사람의 캐릭터가 전작과 완전히 다른데 잘 소화하는 모습에 기대감도 컷던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였답니다.

 

▲ 하지만 이청아가 나오면서 쏟아내기 시작한 과거가 거의 2회 분량이더군요. 초반부터 쉼 없이 달려왔던 가짜 천지훈의 질풍같은 활약이 한 방에 고꾸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내가 이걸 왜 보고 있나? 싶었을 정도니까요.

 

사실 전 드라마를 전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중간 중간에 과거를 끼워넣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거의 2주에 걸쳐서 마치 다른 드라마를 방영하듯이 천지훈의 과거를 내보내더군요. 사실 이청아가 보기 좋아서 과거 초반부는 재미있게 봤지만 그 뒤에는 의무적으로 봤습니다.

 

거기에 잦은 결방, 막방 후 스페셜도 아니고 중간에 전반부 정리 회차까지 들어가고 흥행중인 드라마가 회차를 줄여서 조기 종영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드라마 한 편 보는데 기분까지 상하는건 오랜만이더군요.

 

어쨌든 검색을 좀 해보니 제작사와 작가 사이의 불화가 조기 종영의 원인인듯 합니다. 1회에서 6회까지 짜임새가 질풍같아서 사전제작 작품인줄 알았는데 쪽대본 작품이었던 것도 문제가 되는것 같고요. 하지만 결국 진짜 문제는 PPL 문제와 스토리 전개에서 제작사와 작가가 의견 충돌이었겠죠.

 

 

PPL보다는 불화가 원인인가?

 

사실 과도한 PPL 부분은 제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됩니다. 광고 오지게 한다. 작작 좀 하라고 욕하면서도 그게 드라마 자체를 평가하는 부분은 안되는거죠. 눈살이 찌푸려지면서도 한번 시켜먹어볼까? 싶었던 부분도 있으니까 광고 효과는 분명히 있었을겁니다. 이 부분 때문에 조기종영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운거죠. 결국 불화가 원인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인거죠.

 

작가는 작품을 집필하기 전에 어느 정도 흐름을 그려놓고 시작합니다. 그 플로우를 훼손할 정도의 강한 스토리 변경 요청이 있었을거라고 봅니다. 단순히 회차를 늘리는것 이상으로 전개 자체를 바꾸려는 입김이 있었겠죠. 계약서에 서명을 한 뒤 집필에 들어간 작가가 그 입김에 휘둘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됩니다. 그런데 제작사 쪽에서 강력하게 밀어붙였고 불화가 쪽대본으로도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일정 진행에 차질을 빚었을거라고 봅니다.

 

* 설마 PPL 광고 상품 중 하나와 직접 연관된 에피소드를 넣으라고 한건 아닐테니까.

 

 

최종회를 볼까? 말까?

 

어쨌든 큰 기대를 모았던 SBS 금토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는 대놓고 용두사미로 막을 내리네요. 오늘 방영하는 12회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앞의 전개와 중간에 과거, 그리고 현재가 전혀 맞지 않으니까요. 누가봐도 이상한 마무리죠.

 

1회에서 6회까지 전개가 이어지면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뱉었던 대사들이 하나도 완결되지 못하고 급하게 에피소드 진범 하나 단죄하는걸로 끝나네요. 대사 하나하나가 다 의미가 있었을텐데 1회에서 6회, 7회에서 12회가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쉬운게 아니라 시청자로서 화가 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미 판이 박살난 건은 어쩔 수 없고 다음에는 계약서를 쓰고 일을 진행하면 중간에 파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사족

 

시장이 줄어들고, 광고 효과가 떨어지고, 제작비는 현금인데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거기에 채널은 돌려야되니 억지로 우겨넣듯이 만들다보면 비슷한 스토리, 비슷한 전개에 붕어빵들만 한 가득 쌓이지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공중파 드라마나 예능은 아예 관심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만난게 천원짜리 변호사인데 이렇게 어이없게 뒤통수를 맞네요. 오늘 마지막회 본방은 챙겨서 보게될지, 그냥 나중에 생각나면 클립이나 유튜브에서 몇 개 볼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1회에서 6회까지 활약한 출연진들과 스태프, 작가분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드리며, PPL 몇 개는 효과 제대로 봤으니 너무 자책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네요.

 

* 작품만 좋으면 천변처럼 작정하고 상품 광고 들이밀어도 다 본다. 입증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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